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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일리/여행

2022년 크리스마스 3년만에 해외여행 - 태국 방콕 2박4일 짧은 행복

by 비내리는파동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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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서른 쯤 먹으니 연말이 와도 크게 연말 느낌은 없다.

10월달 쯤부턴가 해외여행 출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가 없어지면서 하늘길은 좀 더 다니기 편해졌다.

마지막으로 간 여행이 코로나 바로전 2020년 일본이었으니 3년만에 나갈 길이 생긴 것이다.

코로나 이전 나의 가장 유일한 낙은 여행이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숨통이 막힌 순간 즐거움이 많이 사라졌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질렀다. 굳이 방콕을 이유로 뽑자면 친구들이 방콕에 있었고, 한 여름의 뜨거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궁금했다. 비행기 티켓은 생각보다 비쌌지만 그보다 가치 있는 시간일 거라고 생각했다.


1일차 

무작정 티켓팅을 하고 여권부터 찾았다. 

어딘가 깊숙히 박혀 살아있던 여권케이스 안에는 마지막 일본여행에서 남은 4천엔이 고스란히 접혀있었다.

여행 경비에 보탤까 잠시 생각하다간 이내 접고 내년엔 일본 하늘길도 좀 더 열리겠지 하며 다시 꽂아둔다.

연차가 없어 금요일 오전근무만 하고 서둘러 김해공항으로 향해 간다.

그토록 기다려 온 여행의 순간임에도 아직까진 크게 설레거나 하진 않았다.

기내식을 요청하지 않았기에 간단하게 먹고 가야했는데 김해공항 면세점안 우동집이 보여 들어갔다.

우동 한그릇에 8천원인가 9천원쯤 했던 거 같은데 다신 먹고 싶지 않았다.

제주도는 몇번 다녀온터라 오랜만에 비행기는 아니지만 4시간 이상 비행은 오랜만인지라 나름 준비를 했다.

유튜브영상을 오프라인으로 저장해 나의 5시간을 책임져 줄 영상들을 마구 넣어왔다. 

비행기 안은 빈자리 없이 만석이었고, 대부분 골프치러가시는 중년, 커플이 많았던 것 같다. 

혼자 덩그러니 창가에 쪽에 앉아 사람구경도 하고 창밖에서 지는 노을을 보면서 긴 비행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렸다.

 

허리가 살려주세요라고 말할려던 순간 기장님의 안내방송이 나오면서 곧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다고 했다.

태국의 12월은 날씨가 매우 좋아 한국의 봄과 가장 비슷하며, 주말내내 비소식이 없어 화창할 거란 얘기가 담겨 있었던 것 같다.

이상하게 비행기가 출발할때까지만 해도 없던 설렘이 비행기를 내려 게이트에 나오면서 그 특유의 태국의 향이 느껴질 때 뭔가 다시 여행을 왔음이 느껴 진 것 같았다.

오랜만에 비행이라 이미그레이션을 하고 수화물을 찾는지 조차 횡설수설하며 에라 모르겠다하고 한국인들이 가는 쪽으로 발걸음을 좇았다.

입국심사는 1분안에 끝났다. 그냥 몇일 있을거냐는 짧은 질문에 대답하고 드디어 공항밖으로 나왔다.

 

1층으로 내려가 택시표를 뽑아 기다렸고 이곳에서 택시기사에게 표를 주면 안된다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너무 자연스럽게 가져가 미쳐 대응하지 못했다.

숙소까지 얼마냐고 물으니 500바트. 한화로 약 17000원 되는 금액이다. 거리는 10Km 정도 되고 숙소까지 시간은 30분이면 도착한다.

괜히 실랑이를 시작하면 유료도로로가서 톨비니 고속도로비니 얘기할꺼같아 한번에 ok로 대답하고 출발했다.

짧은 여정이라 쉴 틈이 없었다 숙소에 내려 간단히 샤워만 한 후 바로 카오산로드로 향했다.

배가 고파 JOJO팟타이라는 한국어가 쓰인 가게에서 간단하게 볶음밥과 팟타이 싱하를 한병한다. 

마지막날까지 많은 태국 음식을 먹었지만 여기 볶음밥이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몇번이고 다시 가고 싶은 곳.

 

가격은 생각보단 비싼 듯 했다. 

다시 호황을 찾은 여행지라 그런지 물가가 많이 오른 듯했다. 

맥주는 큰 병에 160바트? 정도 했던것 같다 한국돈으로 약 6000원 정도 되니 결코 싼 금액은 아니다.

그래도 오래간만이니 돈 생각은 잠시 잊어두고 맛있게 먹고 오랜만에 카오산로드를 걸어본다.

예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있다.

마지막 방콕은 5년전이었는데 그때의 카오산은 그래도 술은 가게 안에서 먹었는데... 

이제는 그딴 건 없다. 대부분이 밖에서 테이블을 깔고 먹는다. 

어느가게던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춤을 춘다. 그것도 길거리에서.

그 덕분에 걸어다니는 길은 매우 협소했고 사람들이 미어터져나가서 혹여나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카오산을 지키는 맥도날도 마스코트는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2일차 

전 날의 숙취로 인해 해장이 매우 절실했다.

숙소 앞 보이는 카페에서 시그니처 메뉴 2개를 골라 시원하게 한잔 먹고 일과를 시작한다.

커피 한잔의 가격은 120바트 였다. 원화로 약 4천원쯤 되는 금액 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방콕의 물가는 전혀 한국에 뒤지지 않는다.

서치를 하다 찾은 나이쏘이라는 국수집.

한국인들이 해장집으로 어마무시하게 찾고 있다하여 부리나케 달려갔다.

입구에서부터 한국어로 나이쏘이라고 적혀있고 굳이 간판이 없더라도 식당안에는 99%가 한국사람이다.

메인메뉴는 갈비국수다. 

한국인들이 굉장히 좋아할 맛인데 고기가 엄청 부드럽고 국물도 시원하니 해장엔 딱이다. 

가격은 4천원 정도 하는데 막상 따지고 보면 가성비 있는 태국음식은 아니다. 여러번 말하지만 태국 물가는 한국물가와 크게 차이가 없다.

근처 관광지인 왓아룬으로 이동 전 나이쏘이 근처의 작고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한잔 마시며 여유를 즐긴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라서 그런지 어느가게를 가도 트리라던지 크리스마스 느낌을 주는 장식들이 하나씩 있다.

그래도 동남아로 온 느낌이라도 내보자 하여 일명 툭툭이를 타본다.

가격도 저렴하진 않고 관광객이라 바가지 씌우는 느낌이 있지만 나는 돈쓰러 왔으니까 ~ 생각하며 이너피스한다.

매연이 많긴 하지만 생각보다 덥지 않고 바람이 시원해 태국에 왔음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 중 한 순간 이었다.

왓아룬의 입장료는 인당 100바트로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다.

안에 나름 볼 것도 많고 한국에는 없는 사원이다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30분~1시간정도 구경하고 사진찍기엔 나쁘지 않다.

사실 왓아룬으로 온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야경을 보기 위해서다.

여러 레스토랑을 서치해보다가 찾은 롱티안(long tian)이라는 레스토랑이다.

비교적 가격도 저렴하다고 봤고 또 유명하지 않은 숨은 야경맛집이라길래 방문했다.

 

매장이 어딨는지 몰라 구글맵을 키고도 두어번 근처르 돌았다. 구석에 있다보니 찾아가려면 두 눈 똑바로 뜨고 찾아가야한다.

예약도 없이 5시반쯤 레스토랑에 들어갔고 루프탑으로 바로 안내를 받아 이동했다.

루프탑의 모든 자리는 예약이 가득차 있었고 매니져가 말하길 7시에 예약받은 자리가 있는데 그전까지 식사를 마칠 수있다면 앉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 뭐.. 6시반이면 해가 지니까 충분하겠지 싶었고 또 그 자리가 명당이라 선택지가 없었다.

 

도착 당시에는 두번째 사진처럼 아직 해가 지기 전이었고 왓아룬에도 불이 들어오기 전이었다.

6시가 좀 넘어가면서부터 왓아룬에도 불이 켜졌고 해가 지면서 예쁜 선셋을 볼 수있었다.

 

분위기 있는 음악과 저물어가는 노을, 왓아룬의 야경은 정말 아깝지 않은 순간이었다. 

너무 좋았지만 솔직히 음식은 개인적으로 별로였고 둘째로 모기가 너무 많아 오래 앉아있기 쉽지 않았다.

야경을 보고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가 뭔가 익숙한 것이 있어 저기가 어디더라....하면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5년전 방콕당시 사진을 찍었던 곳중 하나였다... 뭔지는 정확히 기억안나는데 뭔가 지나가다가 본다는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3일차

여행 마지막날이 이렇게나 빨리 올지 몰랐다.

그저 숙취로 밍기적 댈 시간이 없었고 서둘러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긴 후 짜투짝시장을 구경갔다.

금강산도 식후경 짜투짝시장에서 내려 입구에 있는 길거리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나의 간을 달래줄 누들, 모닝글로리, 포크 프라이드. 대낮이라 그런지 밖에서 먹는건 생각보다 더웠다. 

그리고 짜투짝 시장은 그냥..그랬다.

말그대로 시장이다. 이것저것 다판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젠 대부분의 제품에 가격표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코끼리바지를 사면서 몇바트니 얼마나 할인해준건지 서로 번거로울 필요가 없어졌다.

물론 대량구매를 하거나 본인의 재량으로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가게도 있다.

 

복잡한 시장을 서둘러 빠져나와 터미널21로 향해 커피를 한잔한다.

터미널21 스퀘어에 붙어있는 cps라는 커피집.. 맛은 그냥 그렇다. 내부도 협소하고 굳이 찾아가서 먹을만한 카페는 아닌 듯 하다.

 

터미널21에는 슈퍼리치라는 환전소가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항상 줄을 서서 환전을 하고있다.

이곳은 환율을 엄청 잘 쳐주기에 유명해졌고 한국에서 5만원권으로 챙겨와서 환전을 하면 달러로 가져오는 것 보다 조금 싼 느낌이 있다.

나도 쇼핑하기에 금액이 조금 부족한 듯하여 5만원권으로 환전을 한뒤 터미널 21 지하에 있는 고메마켓으로 가서 쇼핑을 한다.

 

고메마켓은 생각보다 그냥 작은 마트 같은 느낌인데... 여기도 대부분은 한국사람이다..

비누며.. 망고며... 치약이며 한국인들 장바구니에는 다 똑같은 제품만 들어가있다...

나라고 다를 순없고 뭐 유명하다 하니 곁눈질하며 이것저것 담아 쇼핑을 빨리 끝낸다.

 

그리고 미련없이 짐을 찾아 수완나품 공항으로 직행.

수완나품 공항은 매우 큰 공항이라 국제선의 경우 3시간 전에는 도착하는 것을 추천한다.


4일차

돌아오는 비행기라 그런지 뭔가 더 불편하고 길었던 비행시간처럼 느껴졌다.

많이 걷고 피곤해 금방 잠들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공항에 도착해 너무추워 다시 겨울 옷으로 갈아입으려고 보니 캐리어 자물쇠가 사망하였다.

다행히 빨리 찾은 덕분에 에어부산 카운터로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캐리어 보상에 대한 메뉴얼이 있어 그대로 진행해준다고 하였고, 오후가 지나기전 에어부산에서 연락을 받아 에어부산측에서는 직접 수리가 불가하고 메뉴얼상 자물쇠 1개는 15000원을 보상을 지급한단다...

이게 뭔 개떡같은 소리냐고 할 수있겠지만 그냥 본사 메뉴얼이 그렇단다... 바퀴하나에 얼마... 손잡이 하나에 얼마...

그리고 캐리어에 빵꾸가 나면 사이즈 별로 3만원인가 5만원인가 지급 또는 자기들이 갖고 있는 캐리어를 보내준단다...

 

내 파손의 경우 자물쇠 한개파손으로 달랑 15000원 지급만 가능하단다... 

본사쪽에서는 이게 메뉴얼이라고 방법이 없단다.... 

결국 내가 스위스밀리터리 본사에 전화해 as가 가능한지 문의했고 다행히 가능하다해서.. 본사에 보내놓은 상태다..


여행을 마치며

마지막까지 쉽지 않았던 짧았던 이번여행이 그래도 좋았다.

매일 아침이 기다려지고, 이후의 일과가 기대되는 일상을 너무 오랜만에 느껴서 인지 새해가 밝은 지금도 마음은 방콕에 있다.

 

다만 태국은 이제 더 이상 물가가 싼 나라가 아니라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그럼에도 5월 쏭크란 기간 비행기가 알아보고 있는 나는 호구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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